이제 오순절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일주일 정도 지난 날이었지요. 맛디아가 뽑혀 재정비된 공동체, 우리 예수님의 제자들은 다 같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우리가 앉은 온 집에 가득했습니다. 그러더니,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이 우리들의 눈에 보였고, 그것은 각 사람의 머리 위에 얹혀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 거룩한 숨을 흘러넘치도록 받았습니다.
그 거룩한 숨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지역의 사투리로 말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것에 이끌려, 각자가 다른 사투리로 말하기 시작했지요. 구약 시대에는 바벨탑 사건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같은 말을 쓰던 사람들이 하늘로 높이 올라가려 했으나 하나님께서 그들로 하여금 다른 말을 쓰게 하셔서 결국 흩어지게 된 그것 말입니다. 그런데 마치 우리가 숨 받은 그 날을 떠올리면, 이 바벨탑 사건이 뒤집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바벨탑 시절 하나님께서는 올곧은 말을 하지 않은 그들을 흩으셨으나, 이젠 그들을 다시 불러 모을 때가 된 것입니다. 우리들이 거룩한 숨으로 인하여 올곧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편지를 읽는 당신, 데오빌로께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경건한 유대인들에게는 이 사건이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이에요. 그 때에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인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여 살았거든요. 우리가 각 지역의 사투리로 말하던 그 때, 경건한 유대인들은 몰려 들어와 우리를 신기하게 보았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던 언어기도 해서 더 주목을 했던 것 같네요.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이것 좀 보시요. 이 말하는 분들은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닙니까? 왜 이 사람들이 우리 각 사람들이 난 곳의 방언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요?
우리는 바대에서, 메대에서, 엘림에서, 그리고 메소포타미아, 유대,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 브루기야, 밤빌리아, 이집트과 구레네에 가까운 사람들이고, 또 로마로부터 온 나그네인 유대사람과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들과 크레테인, 그리고 아라비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난 곳의 그 언어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하는 것을 듣고 있네요.”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이것이 어찌 된 일이지?” 라고 말하며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아니꼽게 보기도 했나봐요. 조롱하면서 “저 사람들, 새 술에 취한거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후, 베드로는 열 한 사도와 함께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는, 소리 높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대분들과 예루살렘에 사시는 모든 분들, 이 일을 여러분에게 알려야겠습니다. 지금부터 하는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
지금은 아침 9시 밖에 안 되었습니다.(쓰고 나서 보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때와 같은 시간이네요.) 그러니 사람들이 취했을 리가 있겠습니까.
이것은, 선지자 요엘께서 진작에 말씀하신 일입니다. 어떤 말씀 이었냐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마지막 때에 내가 나의 영으로 모든 육체에게 부어줄 것이다. 너희의 자녀들은 미리 말 할 것이고, 청년들은 봐야할 것을 볼 것이며, 늙은 사람들은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그 때에는 내가 나의 숨을 남종, 여종에게도 부어줄 것이니, 그 들 또한 미리 말 하게 될 것이다.
또 하늘에서는 신기한 일을 보일 것이고, 땅에서는 여러 신호들을 줄 것인데, 그것은 피와 불, 그리고 연기이다.
주님의 거대하고도 드러나는 그 날이 다가오기 전에, 해는 어두워질 것이고 달은 피로 변할 것이다. 누구든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 즉 주님께서 이루실 일에 함께 참여할 사람이라면 하나님께서 인격을 보존시키실 것이다. 날이 갈수록 하나님을 닮은 인격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 닮은 인격은, 시간을 거슬러 영원히 보존된다, 시간에 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분들, 이 말을 들으세요. 당신들도 아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큰 기적, 신기한 일, 그리고 여러 신호를 당신들께 보이셨고, 그것으로 예수님을 증거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정하신 목적과 미리 앎으로 내어놓으셨으나, 당신들은 비뚤어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게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사망으로부터 자유케 하시고 일어나게 하셨는데,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사망에 갇혀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예수님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항상 내 앞에 계신 주를 뵈었습니다. 그는 내가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나의 옳은 쪽에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은 기쁘고, 내 입술 또한 즐거우며 내 썩어질 육체는 희망을 가집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나를 무덤에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며, 거룩한 자가 썩어가지 않게 하실 분이기 때문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생명의 길로 내게 보이셨기 때문에, 당신 앞에 설 때에 나는 기쁨으로 가득찹니다.>
사랑하는 가족 된 여러분, 저는 조상 다윗에 대하여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죽어서 장사되었고 그 묘가 분명 오늘까지 이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선지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의 보좌에, 너의 자손 중 한 사람을 앉힐 것이다.>라고 약속하신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미리 보아,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을 말했고 음부에 버려지지 않을 것이며 그 육신이 썩지 않을 것을 말했습니다.
이렇게 요엘이 말한, 다윗이 말한 예수님을 살리신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모두는, 이 일에 증인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른 손으로 예수님을 높이시고,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거룩한 숨을 받으셔서 당신들이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주셨습니다.
다윗은 하늘에 올라가진 못하였지만,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께서 나의 주께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의 원수, 그러니까 악이 너의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옳은 편에 앉아있어라.>
그래서 이스라엘에 있는 모든 가정은 이것을 아셔야 합니다,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하나님께서는 주가,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찔렸습니다. 그들이 곧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급하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마음을 옳은 방향으로 돌이키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비뚤어진 마음으로부터 벗어나세요. 그렇게 하면 예수님처럼 거룩한 숨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약속은, 당신들과 당신들 자녀와 모든, 저 멀리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우리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부르실 모든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또 여러 가지 말로 확실히 하고 권합니다, 당신들은 악으로 굽어버린 세대에서 구출을 받으세요, 마치 그 옛날 출애굽한 사람들처럼요.”
그 말을 받아들인 사람은 세례를 받았고, 이 날 하나님을 따르기로 마음에 결심한 사람들은 삼천명도 더 되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사도된 사람들의 가르침을 받아서 서로 공동생활을 하고, 성찬하며, 기도하는 일에 굉장히 힘썼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신기한 일과 꿈같은 징조들을 많이 보이는 사도들에게 경외심을 품었습니다. 모든 믿는 사람들은 다 함께 있으면서 모든 물건들을 함께 쓰고, 자신의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이 필요한 대로 나누어주었습니다. 매일 매일 마음을 함께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진정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하였고, 사람들을 섬기는 일에 즐거워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구출받는 사람들을 날마다 더하셨습니다.